예전엔 영상을 만든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프리미어 프로나 파이널컷 같은 전문 편집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오늘은 텍스트만 입력하면 영상이 만들어진다? Runway Text to Video 기능 사용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기획부터 촬영, 컷 편집, 색보정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뒤따랐고, 그런 작업은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텍스트 몇 줄만 입력해도 영상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툴이 바로 Runway의 Text to Video 기능이다. 그동안 여러 AI 영상 툴을 간단히 접해보긴 했지만, 텍스트만으로 영상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능은 특히 흥미로웠다. 그래서 직접 Runway에 접속해 사용해보며 하나의 짧은 영상을 만들어봤고, 그 과정을 이 글에 자세히 담아보려고 한다. 영상 제작 경험이 없어도 따라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흐름이었고, 결과물도 생각보다 꽤 인상적이었다.
🧠 Text to Video 기능이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영상 창작의 새로운 방식
Runway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영상 편집, 합성, 생성 기능을 제공하는 AI 기반 영상 플랫폼이다. 그중에서도 ‘Text to Video’는 사용자가 텍스트만 입력하면 해당 문장을 기반으로 짧은 영상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노을 지는 해변을 걷는 남자”라는 문장을 영어로 입력하면, 마치 영화 장면처럼 연출된 영상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 기능은 최근 공개된 Gen-3 Alpha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이전 모델보다 훨씬 부드럽고 실제적인 영상 퀄리티를 보여준다. 단순히 이미지가 바뀌는 게 아니라 카메라가 이동하는 느낌, 조명 변화, 시선 이동 같은 세밀한 연출까지 표현된다. 이 때문에 단순한 장면 설명만으로도 웬만한 영상 기획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도구였다. 물론, AI가 만들어주는 만큼 어느 정도 랜덤성이 있고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복잡한 도구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영상 제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자체로 이미 영상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큰 변화라고 생각했다.
🧪 텍스트 한 줄로 직접 만들어본 영상, 그 결과는 어땠을까?
실제로 Runway에 접속해 Text to Video 기능을 사용해봤다. 가입은 간단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바로 대시보드에 접속할 수 있었고, 상단 메뉴에서 ‘Gen-3 Alpha’를 클릭하면 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페이지로 들어갈 수 있었다. 화면은 매우 직관적이었다. 텍스트를 입력하는 칸과 몇 가지 옵션들이 제공되는데, 내가 입력한 문장은 A cinematic shot of a city at night, with lights reflecting on wet streets 이었다. 번역하자면 ‘밤의 도시를 시네마틱하게 촬영한 장면, 젖은 도로에 빛이 반사되는 모습’ 정도의 문장이다. 영상 길이는 4초로 설정했고, 카메라 움직임과 조명 스타일은 기본값으로 둔 채 바로 생성 버튼을 눌렀다. 기다리던 시간은 약 2분 남짓. 완료된 영상이 나타났고, 처음 마주한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어두운 도시 거리 위로 네온사인과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비치고, 젖은 아스팔트에는 그 빛들이 은은하게 번졌다. 카메라는 느리게 이동하면서 마치 영화의 오프닝처럼 장면이 전개됐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문장에서 묘사한 거의 모든 요소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도시, 야경, 반사되는 빛, 젖은 거리—all 포함되어 있었고, 흔들림 없는 움직임 덕분에 영상 전체가 매끄럽게 흘렀다. 물론 실제 촬영 영상처럼 디테일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영상이 텍스트 한 줄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인상 깊었다.
✅ 사용해보며 느낀 장단점, 그리고 현실적인 활용 가능성
Runway의 Text to Video 기능은 영상 초보자에게 정말 매력적인 도구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작업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전문적인 영상 편집 지식 없이도, 단지 문장 하나로 몇 분 만에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으니,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다. 특히 콘텐츠 제작자, 블로거, 교사, 기획자처럼 영상을 본업으로 하지 않지만 영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툴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발표 자료에 넣을 배경 영상, 블로그의 인트로 영상, SNS 스토리용 배경 화면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한글 텍스트는 아직 인식률이 낮아, 대부분 영어로 작성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사람 얼굴이나 손처럼 정교한 형태는 왜곡되거나 흐릿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무료 사용자에게는 영상 생성 횟수나 품질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거나 고해상도 출력이 필요하다면 유료 플랜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하나로 짧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강력한 도구였다. 이 기능은 단순히 '영상 편집의 대체재'가 아니라, 창작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시각화하는 콘텐츠 기획 도구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 마무리하며: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구현해보는 새로운 방법
예전에는 영상 하나를 만들려면 무조건 촬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Runway 같은 AI 툴 덕분에,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을 문장 하나로 옮기기만 해도 그럴듯한 영상이 탄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영상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라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누구나 영상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 그 중심에 Runway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금의 결과물이 완벽하지는 않다. 때로는 엉뚱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카메라가 과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고, 그 가능성은 지금보다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텍스트 하나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은 영상 제작을 배워보기엔 부담이 크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Runway의 Text to Video 기능은 정말 좋은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첫 영상이, 또 다른 창작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