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콘텐츠 생산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AI로 만든 콘텐츠, 저작권은 누구에게?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과거에는 오로지 인간의 창의성과 노동에 의해 만들어졌던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가 이제는 AI의 알고리즘을 통해 몇 초 만에 생성될 수 있게 되었죠. ChatGPT, DALL·E, Midjourney, Runway, Suno 등 다양한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AI가 만든 이 콘텐츠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 창작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라는 문제입니다.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이 만든 결과물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또는 이를 사용한 사람에게 법적 권한이 부여될까요?
이 글에서는 AI가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국제적 기준, 플랫폼별 정책, 그리고 창작자 실무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일상화된 지금, 법적 책임과 권리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디지털 리터러시입니다.
법적으로 AI가 만든 창작물은 ‘저작물’인가?
우선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한 핵심 조건은 “인간의 창작물(human authorship)”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명확히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은 인간이 창조한 창작물에만 부여되며, 기계 또는 인공지능이 독자적으로 생성한 콘텐츠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즉, 인간의 창의성이 개입되지 않은 AI의 자동 생성 결과물은 원칙적으로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이는 GPT가 작성한 블로그 글, DALL·E가 생성한 이미지, Runway가 만든 영상 클립 등 모두가 해당됩니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다수 국가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일부는 "AI 보조 창작물"의 경우 제한적으로 인간 공동 저작자의 권리를 인정합니다.
결론적으로 AI가 완전히 자동으로 생성한 콘텐츠는 법적으로 무주물(res nullius)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며, 별도의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인간이 생성 과정에 구체적인 프롬프트 설계, 편집, 선택적 수정을 통해 ‘창작성’을 발휘했다면 그 일부는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AI는 도구로 간주되며, 저작권은 사람에게 귀속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별 AI 콘텐츠 저작권 정책: 누구의 소유인가?
AI 콘텐츠의 법적 소유권은 사용한 플랫폼의 이용약관 및 정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플랫폼은 자신들의 모델로 생성된 결과물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사용자에게 권리를 부여할지를 약관에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콘텐츠의 상업적 활용 가능 여부에 큰 영향을 줍니다.
ChatGPT (OpenAI)
OpenAI는 유료 사용자(ChatGPT Plus 등)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용자에게 저작권을 부여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단, 생성물이 공공 데이터 기반의 단순 조합에 불과하거나 OpenAI의 모델 훈련 자료와 유사한 경우에는 저작권 주장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DALL·E (OpenAI)
DALL·E 역시 유료 사용자에 한해 생성 이미지의 사용 및 상업적 활용을 허용합니다. 그러나 OpenAI는 법적 책임은 사용자 본인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며,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콘텐츠 사용에 대해 일절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Midjourney
Midjourney는 유료 사용자의 이미지에 대해 비독점적, 영구적, 상업적 사용권을 부여하지만, 생성된 이미지가 커뮤니티나 타인의 저작물과 유사할 경우, 법적 분쟁의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무료 사용자는 상업적 사용이 제한되며, 플랫폼 측에서 이미지 사용권을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
Runway / Pika / Kaiber
영상 생성 플랫폼들은 생성물의 소유권을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귀속시키지만, 플랫폼을 통한 상업적 사용 가능 범위(유튜브, 광고, NFT 등)는 플랜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고급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유료 라이선스 구매가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콘텐츠 생성과 활용의 자유도는 각 플랫폼의 약관에 따라 결정되므로,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자 할 때는 반드시 해당 서비스의 저작권 및 상업적 이용 정책을 사전에 숙지해야 합니다.
창작자 입장에서의 실무적 조언: 안전하고 전략적인 AI 콘텐츠 활용법
AI 생성 콘텐츠를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전자책, 마케팅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사용자라면 몇 가지 실무적인 저작권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용 가능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법적 분쟁의 가능성을 줄이고 독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운영해야 합니다.
1) AI는 도구, 최종 결과물은 인간이 다듬자
AI가 생성한 텍스트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편집하거나 추가 설명을 달아 ‘창작성’을 명확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경우 콘텐츠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창작자로서의 정체성도 강화됩니다.
2) 프롬프트를 기록하고 증빙하자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해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가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프롬프트 설계, 편집 과정, 게시 시점 등을 문서화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3) 중복 콘텐츠 문제에 대비하자
같은 AI 모델은 비슷한 프롬프트에 대해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성 결과물이 기존 공개된 자료와 유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구글 검색엔진에서 중복 콘텐츠로 간주되거나 저작권 침해 신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람이 2차 가공(내용 추가, 문장 수정, 서술 변경 등)을 해야 합니다.
4) 저작권 표시와 출처 명기
AI 콘텐츠라도 신중하게 출처를 표시하거나 “AI 보조로 제작됨” 등의 문구를 활용하면 독자 및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하고 법적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영상이나 강의자료, 전자책 등에 활용될 경우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
AI가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논의를 넘어, 디지털 창작물의 법적 정의와 창작자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하는 주제입니다. 현재 법체계는 ‘인간의 창작물’에만 저작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AI는 도구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AI가 만든 콘텐츠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렵고 법적 분쟁의 소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창작 개입이 명확하고, AI 도구의 이용약관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AI 콘텐츠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창작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법과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는 가운데, 콘텐츠 제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AI를 ‘사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그 사용을 책임지고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입니다.
AI와 함께 창작하는 시대,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당신의 콘텐츠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